경북 농식품·화장품이 6억 아세안시장 공략을 위한 청신호를 켰다.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7’을 찾은 베트남 사람들의 ‘젓 끼 지에우(환상적이에요)’ ‘럿 틱(많이 좋아요)’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엑스포 주 행사장 가운데 하나인 호찌민시 9·23공원에는 우수상품관·K-뷰티관·농식품홍보관·고려인삼홍보관 등 모두 4개의 경제바자르존에 26개 부스가 운영 중이다. ◆품질 최고 경북화장품 수출까지 이들 부스 가운데 단연 인기를 끌고 있는 곳은 경북화장품 수출홍보관이다. 부스 운영 이틀만에 호찌민시 미인들이 한 번쯤은 들러봐야 할 곳으로 입소문이 난 것은 물론 수출계약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경북화장품 수출홍보관에서는 도가 도내 화장품기업 제품을 해외시장에서 유통·판매하기 위해 만든 공동브랜드 ‘클루앤코(CLEWNCO)’로 120여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11~12일 이틀간 1천여명이 다녀갔다. 특히 1명당 20여분의 시간이 걸리는 피부마사지 코너에는 한때 60여명이 대기할 정도로 인기몰이했다. 체험을 끝낸 호찌민시 미인들은 제품과 기술력 모두 만족해 하는 눈치였다. 엄마·이모와 함께 행사장을 찾았다는 응웬 티 바오 녹씨(여·21)는 “피부가 맑아지고 건강해지는 느낌”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미 한국 유명 브랜드 화장품을 사용해 봤다는 그녀는 “처음 들어보는 브랜드지만 제품의 질은 유명 제품과 다를 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녀는 “지난 10일 호찌민 시내에 ‘클루앤코 상설 화장품판매장’이 들어선 것도 알고 있다”면서 “앞으로 제품 구매는 물론 지인에게 ‘클루앤코’를 알리겠다”며 홍보대사를 자청했다. 道공동 화장품 브랜드‘클루앤코’이틀간 1천여명 찾아 인기몰이가격대별 라인 다양·고품질로대기업 브랜드에도 승산 충분농식품홍보관엔 5만여명 방문인지도 상승·홍보 노력은 숙제 경북화장품 산업을 이끌고 있는 대구한의대 바이오산업융합학부 이창언 교수는 “70여개의 화장품 회사가 집적해 있는 경북은 앞으로 ‘클루앤코’를 통해 동남아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중·저가는 물론 고가의 상품까지 다양한 라인을 구비했다”면서 “품질은 대기업 유명브랜드보다 뛰어나기 때문에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품질 우수성이 알려지면서 상담을 원하는 베트남 업체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경북 허니스터(대표 곽기성)는 하노이 소재 아센코비(Asen Kovi)와 샴푸·컨디셔너·세럼 등 4억원 상당의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김치 가져가려 가벼운 몸싸움도 9·23공원 경제바자르존에 마련된 경북도 농식품홍보관은 인산인해였다. 이 곳을 찾은 호찌민 시민은 11~12일 이틀간 5만여명에 이를 정도다. 베트남을 비롯한 아세안시장에 우리 농식품의 우수성을 알리고 경북 최고 문화상품인 엑스포와 연계해 도내 농식품 수출 외연 확대를 꾀하려는 경북도의 전략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특히 지난 11일 열린 농식품 홍보관 개막행사에는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직접 대형 김밥만들기를 진행해 베트남에서는 보기드문 볼거리를 선사했다. 한류와 더불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음식 김치도 홍보했다. 김춘희 경북도여성단체협의회 명예회장과 여성단체협의회원들이 영양고춧가루·의성마늘 등 김치재료를 직접 한국에서 가져와 행사장을 찾은 외국인과 함께 현장에서 직접 김치를 담그고 나눠 주었다. 김 명예회장이 담근 김치를 서로 가져가려는 가벼운 몸싸움도 벌어졌다. 경북도 농식품홍보관에는 경북도 우수 농산물인 김치·홍삼·사과·아이스홍시 등 120여개 업체 250여 품목이 선보이고 있으며 도내 농식품 수출 선도 10개 기업도 함께 시장개척 활동에 참여해 홍보·판촉 및 현장 바이어 수출상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현지 베트남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것은 배다. 응웬 티 투 항씨(여·60)는 “베트남에 서양배가 있지만 딱딱하고 당도가 떨어진다. 그런데 경북에서 가져온 배는 당도가 높다고 하는데 실제로 먹어보니 많이 달다. 단 것을 좋아하는 베트남 사람에게 적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배는 올 9월 기준 전년 대비 베트남 수출 실적이 530%나 성장할 정도로 인기다. 낮은 브랜드 인지도와 홍보부족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다. 경북도 FTA농식품유통대책단 서열환씨는 “호찌민엑스포가 경북을 베트남뿐 아니라 아세안 국가에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며 “식품박람회나 시장개척단을 통해 꾸준히 동남아시장 문을 두드리겠다”고 말했다. 호찌민에서 전영기자 younger@yeongnam.com 영남일보 2017.11.13